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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산화탄소 위험한데... 아직도 건설현장에선 "저렴한 갈탄 피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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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파주의 작성일23-01-12 09:43 조회708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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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5일 경기 파주시의 한 아파트 신축공사 현장에서 10여 명의 노동자가 두통과 메스꺼움, 호흡 곤란 등의 증상을 호소하며 쓰러졌다. 급히 현장에 출동한 소방당국이 원인으로 지목한 건 지하 2층에서 타고 있었던 숯탄이었다. 이 사고로 3명이 의식을 잃을 정도의 중상을 입었고, 단순 연기 흡입자를 제외한 6명이 경상자로 분류됐다. 지난해 1월에는 경기 화성시 신축 공사 현장에서 숯탄으로 발생한 일산화탄소로 1명이 사망하고 1명이 부상하는 사고도 발생했다.

건설 현장에서 매년 심각한 중독 사고를 일으키는 갈탄·숯탄 등의 사용이 근절되지 않고 있다. 민주노총 전국건설노조는 지난달 9~23일 전국 434개 현장의 실태를 조사한 결과, 갈탄·숯탄·야자탄을 사용하고 있는 곳이 43곳으로 약 10%에 달했다고 6일 밝혔다. 2년 전 502곳을 대상으로 한 조사 당시 비율(8%)보다도 높아졌다. 건설노조 관계자는 "조사 대상은 대부분 규모가 큰 아파트 건설 현장이었는데, 소규모 현장에선 갈탄 사용이 훨씬 많기 때문에 실제 비율은 이보다 높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건설 현장에서는 겨울철 콘크리트 양생을 위해 불을 땐다. 콘크리트는 시멘트와 자갈, 모래, 물을 섞어 부은 뒤 잘 말려야 단단해지는데,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는 겨울철엔 물이 얼어 콘크리트가 부러지거나 물러지기 때문이다. 통상 현장에선 시멘트 타설 부위를 보온막으로 덮고 연료를 태우거나 열풍기를 틀어 온도를 높이는 식으로 콘크리트를 말린다.

문제는 비용이다. 정부는 일산화탄소 발생이 거의 없는 열풍기 사용을 권장하고 있지만, 아직도 영세 건설현장에서는 갈탄과 숯탄, 야자탄 등 비교적 저렴한 연료를 사용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갈탄은 현재 ㎏당 1,000~2,000원에 구할 수 있으며, 한 번 타기 시작하면 4~5시간가량 지속된다. 건설노조 측은 "보통 퇴근하면서 갈탄을 피우는데, 오래가지 않아 새벽에 한 번 갈아줘야 한다"며 "갈탄을 교체하러 갔다가 쓰러져 사망하는 사례가 1년에 두세 건씩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석탄의 한 종류인 갈탄은 수분 함량이 높아 불에 태우면 일산화탄소를 내뿜는다. 색깔도, 냄새도 없는 일산화탄소는 호흡기로 들이마실 경우 혈액 속 헤모글로빈에 붙어 산소 운반을 방해하는데, 공기 중 일산화탄소 농도가 0.16% 수준일 경우 2시간 이내 사망하며 1.28% 이상일 경우 1~3분 안에 사망할 수 있다. 정부에서 정한 일산화탄소 허용치는 30ppm인데, 갈탄연료 보온 양생 작업장 일산화탄소 농도는 평균 1,000ppm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숯탄이나 야자탄 등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일산화탄소 배출량이 매우 높은 편이다.

최근엔 특히 유가가 급격히 오르면서 갈탄 사용의 유혹이 높아졌다. 건설노조 관계자는 "L당 등유 가격은 2020년 평균 532원, 2021년 평균 739원이었지만 현재는 1,600원 달한다"며 "노조 쪽에서 갈탄 사용에 항의해도 시공사, 즉 원청에서는 갈탄이나 숯탄을 지급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열풍기는 통상 한 시간에 2L의 등유를 소모하며, 밤새 사용할 경우 등유 20~30L가 필요하다.

건설노조는 시공사가 갈탄·숯탄 등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정부가 강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고용노동부 조사에 따르면 2011~2020년 발생한 질식 재해는 총 195건으로, 이 가운데 건설업이 78건으로 가장 많았고 사망자는 68명에 달했다. 특히 이 중 26명은 겨울철 콘크리트 양생보온 과정에서 사망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정부는 현실적으로 건설현장에서 쓰이는 재료를 일일이 규제하기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보호구 착용이나 환기, 경고문 부착 등의 규제를 이미 적용하고 있다"며 "갈탄·숯탄도 안전 규정을 제대로 지켜 사용하면 활용성이 높은 재료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출처 -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3010609520005202?did=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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